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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전 산케이 지국장 기소 … "박 대통령, 청와대 있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에 관한 의혹을 보도해 고발당한 일본 산케이(産經)신문 가토 다쓰야(加藤達也·48·사진) 전 서울지국장이 검찰 수사 두 달 만에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는 8일 박 대통령과 박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인 정윤회(59)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로 가토 전 지국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외국 언론인이 기소된 것은 처음이다.  이날 검찰이 기소 결정을 내린 것은 8월 3일자 ‘박 대통령, 여객선 침몰당일 행방불명…누구와 만났나’라는 산케이신문 인터넷판 기사가 출처 불명의 소문에 근거한 허위 기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검찰에 따르면 청와대는 김기춘 비서실장 명의의 공문을 통해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4월 16일 청와대 경내에 머무르며 서면과 유선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정윤회씨는 청와대를 출입한 사실이 없는 데다 자신이 평소 알고 지내던 50대 한학자(漢學者)와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점심식사를 같이한 뒤 귀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이 가토 전 지국장 기사에서 문제 삼은 대목은 크게 3가지 부분이었다. “4월 16일, 박 대통령이 낮 동안 7시간에 걸쳐 소재불명으로 되어 있었다고 하는 ‘팩트’가 불거져 나와 정권의 혼미한 모습이 두드러지는 사태가 되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에 의하면, 소문은 대통령과 남성의 관계에 관한 것이다. 상대는 대통령의 모체, 새누리당의 전 측근으로 당시는 유부남이었다고 한다” “‘박씨(박 대통령)와의 긴밀한 관계가 소문으로 된 것은, 정씨가 아니라 그의 장인 최(태민) 목사 쪽이다’고 밝힌 정계의 소식통도 있어 이야기는 단순하지 않다” 등이다.  검찰은 ▶ 근거도 없이 여성 대통령에게 부적절한 남녀 관계가 있는 것인 양 허위 사실을 적시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점 ▶당사자 등을 상대로 사실 확인을 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은 점 ▶증권가 정보지 등 신뢰할 수 없는 자료 외에 취재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점을 기소 이유로 제시했다. 또 “가토 전 지국장이 피해자에 대해 사과, 반성의 뜻을 보이지 않고 있어 처벌의 필요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검찰 관계자는 “ 재판을 위해 15일까지로 돼 있는 가토 전 지국장 출국정지를 연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 일제히 인터넷 호외= 일본 언론들은 가토 전 지국장의 기소 사실을 인터넷판 호외로 전했다. 산케이는 8일 구마사카 다카미쓰(熊坂隆光) 사장 명의 성명에서 “강력히 항의하는 동시에 처분의 철회를 요구한다”며 “일본을 비롯한 민주주의 국가 각국이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중대하고 명백한 침해”라고 주장했다. 또 “일본 언론이 일본의 독자들을 위해 일본어로 집필한 기사를 한국이 국내법으로 처벌하는 것이 허용되는가 하는 의문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박근혜 정권은 국내외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을 듯하다”고 보도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2014-10-08

[시론] 산케이 신문의 악의적인 보도

1960년대 중반 한국에서 기자생활을 할 때 '보릿고개'라는 제목의 기획기사를 현지 취재로 연재한 적이 있다. 주로 전남과 경남 농어촌 지역을 다니며 보릿고개의 현주소를 2주간 연재했다. 해남에서 이틀을 머물면서 한 농가와 동거하며 심층 취재를 했다. 가난한 삶의 모습은 글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극에 달했다. 나는 40여년 후 해남을 다시 방문했는데 전에 목격했던 그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만큼 세상이 변했다. '보릿고개'가 연재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취재를 중단하고 상경하라는 사회부장의 지시가 내려졌다. 남산(당시 중앙정보부가 있던 장소)에서 연재를 중단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는 것이다. 나와 사회부장은 남산으로 소환됐다. 간부 한 사람이 내게 보릿고개의 취재원을 상세히 제시하라고 강요했다. 나는 버티다가 결국 취재원을 공개했다. 많은 농어민들이 굶주리고 있다는 실상을 지상에 공개한 것이 당시 혁명정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던 것이다. 가토 타스야 기자는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 지국장이다. 산케이는 발행부수가 300만에 가까운 일본 6번째 신문이다. 가토 기자는 세월호 사고 이후 7시간 동안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에 대해 전혀 근거가 없는 취재원을 이용해 악의적인 보도를 했다. 한국 언론이 그의 기사를 문제삼고 취재원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지만 이를 묵살하고 '인용'과 '익명'이라는 꼼수를 써가면서 증거 제시를 피하고 있다. 그의 행위는 한국 대통령에 대한 나쁜 감정과 한일관계를 악화시키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가토 기사의 문제는 한국 대통령의 세월호 당일 행적에 대한 논란에도 있지만 박 대통령이 마치 남자관계가 있는 것처럼 암시를 하는 대목에도 있다. 국가적인 재난이 일어났을 때 국가원수의 거취에 대해 국민적인 관심이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런 미묘한 사안을 국내 기자도 아닌 외국인 기자가 정확한 취재원도 없이 보도한다는 것은 한국 국가원수에 대한 악의적인 보도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세월호 사건 당일 박 대통령이 청와대 경내에 있었다고 김기춘 비서실장이 국회에서 수차례 증언했다. 그럼에도 가토 기자는 이를 묵살하고 허무맹랑한 취재원을 근거로 보도함으로써 산케이 신문에 먹칠을 한 것은 물론 독자들의 신망을 잃게 됐다. 한국 취재의 총책을 맡고 있는 가토 기자는 취재원은 사실에 근거해 정확히 확인 한 후에 기사화해야 한다는 기사 작성의 ABC조차 모르는 것 같다. 더구나 가토 기자는 이번에는 한 월간지 기고에서 한국을 '성착취 대국'이라고 비난함으로써 한국에 대한 악감정을 가속시켰다. 군사정권 시절 미군 기지촌에서 활동했던 성매매 여성들을 두고 한 말이다. 그는 한국이 정작 미군 성매매 문제는 다루지 않으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언성을 높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얼마나 황당한 주장인가? 그는 이 두 사건의 역사적인 배경과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가토 기자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기자의 본분이 무엇이며 남의 나라 사건들을 다룰 때 어떠한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깨닫기 바란다. 일본에서 3.11 대지진과 쓰나미가 일어났을 때 한국 언론들은 참상을 보도하며 같이 아픔을 나누었지 일본 총리의 행방에 대해 의문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2014-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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